재택 N년차 개발자의 생산성을 위한 셋업

코로나가 터진  2019년 2월부터 재택근무를 해왔다. 보통 재택근무한다고 하면 집에서 일이 잘되냐고 물어보는데, 집에서 일하면 보통 늘어지기 때문에 최대한 사무실과 비슷한 환경을 만드는게 중요하다. 집에서 최대한 생산성이 좋은 환경을 만드려고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겪어왔는데,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는 높은 생산성을 위한 물건들과 소프트웨어를 보자.

하드웨어

루나랩 전동 스탠딩 데스크: 서서 일할 수 있도록 스탠딩 데스크를 구매했고 오피스 방을 만들거기 떄문에 최대한 큰 사이즈로 구매했다. 선정리도 깔끔하게 되고 책상이 큰 탓에 모니터 두대를 놓아도 공간이 여유롭다.

LG 32인치 4K 모니터: 원래는 애플 공홈에서 파는 27인치 5k 모니터를 사고 싶었는데 품절되어서 대체품으로 샀다. 현재는 매우 만족하는 중. C 타입으로 충전도 가능하고 모니터암이 기본으로 달려있어 공간효율성도 매우 좋다. 32인치가 약간 크긴하지만 아이맥과 함께 서브 모니터로도 좋다.

문랜더 키보드: 그동안 키보드는 해피해킹, 매직 키보드를 주로 써오다가 지금은 문랜더로 정착했다. 문랜더는 적응하는데 꽤 오랜시간이 걸리고 최적의 키 세팅을 찾는데도 오래걸리는데 한번 적응되고 나면 정말 좋다. 손목에도 좋은듯. 하지만 기본으로 나오는 키캡들은 영 별로였다. 타이핑시에 철컹하는 쇠소리가 너무 거슬려서 Gazzew boba tocky로 변경했다. 키캡이 정말 맘에 든다.

허먼 밀러 에어론: 회사에서 특판 나올떄 산 허먼밀러. 최고의 의자다. 특판 또 하면 자식을 위해 살 계획이다.

벤큐 스크린 바: 모니터에 설치하는 조명인데 만족도가 높은 제품이다. 굳이 전등을 안켜도 밝은 책상을 만들어준다.

소프트웨어

Warp: 21세기를 위한 터미널. 편한 기능들이 많다. 얼마전 베타를 끝내고 오픈했는데 아직 초기단계인 만큼 보완할 점들이 좀 있다. 그래도 현재는 기존에 쓰던 iterm2을 거의 안쓰고 이거만 쓰는중

iterm2: warp와 함께 가끔 쓰는 터미널. oh-my-zsh와 함께 쓰면 좋다. warp의 등장으로 삭제될 위기

Dracula pro: 드라큘라 다크 테마. 모든 ide에 적용해서 쓰고 있는데 최고의 테마라고 생각된다. 편하고 가독성 좋고 이쁘다.

dash: api 문서 검색기. 크롬에서 굳이 깃헙이나 공식 홈페이지를 안들어가도 검색할 수 있다. 추가로 있는 스니펫 기능도 좋은데 굳이 다른 코드 스니펫 툴을 돈주고 구매하지 않아도 된다.

jetbrain: 한번 쓰면 나오기 힘든 ide 툴. 파이썬, 고, db, ts를 쓸때 사용한다.

1password8: 최고의 비밀번호 관리 툴. cli도 있고, alfred와 연동하면 엄청 편한다.

alfred5: 단축키, 검색, 워크플로 등 맥 킬러 앱

k9s, lens: 쿠버네티스 IDE, k9s가 터미널에서 다 할 수 있기 때문에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k9s를 쓰는듯 하다. k9s에서 안되는 기능이 lens에선 되고 그런것들이 좀 있는데 lens도 갈수록 발전하고 있어서 기대중.

fork: git 툴. git desktop, gitkraken을 써봤는데 이게 제일 편하고 무료다.

screens 4: 나는 주로 집에 있는 아이맥에서 작업을 하는 편인데 가끔 맥북을 들고 나갈때 screens 4로 리모트로 접속해 일한다. 해상도가 서로 안맞아 연결시 재설정하지만 가장 반응속도가 좋고 밖에서도 아이맥을 그대로 쓰듯이 일할 수 있다. 하지만 한영이 안바뀌는건 좀 불편하다.

파친코, 남북한과 일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한국인들

파친코는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으로 넘어간 한국인들의 삶을 그린 소설이다.

보통 내가 미디어로 접한 일제 강점기는 분노하게 되고, 억울하고 한 맺히는 이야기들이다. 그런데 파친코는 (물론 가슴아프지만) 결이 다른 느낌으로 읽혔다. 일제에 억울한 일을 당한 한국인 이야기라기 보단, 일제 강점기에 살아남은 보통의 사람들, 그리고 그 가족, 후손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신기한건 저자가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것. 어떤 스토리를 가졌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시 일을 바로 옆에서 본 것처럼 잘 묘사한다.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선자는 일제 강점기에 영도에서 태어난 여자다. 당시 모두가 그랬듯, 일제 속에서 어려운 삶을 살았고 사연을 가지고 일본으로 떠난다. 일본어도 하지 못하고 한글도 읽을 줄 모른다. 고향을 떠나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외딴 곳에 남편 백이삭만 보고 가는 것이다. 그러기에 선자는 가족이 자신의 전부이다. 남편인 백이삭과 두 아들 노아와 모자수, 요셉과 경희까지. 선자는 부모에게서 받은 강인한 생활력으로 일본에서도 스스로 가족을 돕고 먹여살리며 보수적인 집안 분위기 속에서 가장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선자는 자신의 어머니이자 전형적인 수동적 조선 여성인 양진과 상당히 대조된다. 자신의 아버지와 시장에 다니며 배운 것, 그리고 아버지의 사망 이후 혼자 시장에 다니며 키운 자립심, 일본에서의 살아남기 위한 생활들을 통해 그런 성격이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어쨋든 선자는 영도에서 태어나 오랜 시간을 살았지만, 후에 다시 모자수와 부산에 갔을때는 외지인이 된다.

한수는 파친코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현실적인 인물이다. 어려운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재능도 있고 기회를 놓치지 않는 성격에 한국에서 일이 잘 풀리고, 일본으로 넘어가 야쿠자의 집안에 들어가 일본인 가정을 꾸리고 호화롭게 산다. 겉으로만 보면 완전한 일본인이 된것이다. 한수에게는 조국에 대한 그리움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는 살아남는 것에 모든 걸 바친다. 살아남고 가족을 지키는 것만이 그의 존재 이유이다. 어린 시절 아버지와 단둘이 어려운 생활을 하다 아버지를 잃고 혼자 살게 된 것이 그를 만든 듯 하다. 한수는 자신의 핏줄인 노아에게 강한 애착을 보이는데 신기한 것은 일본인 핏줄인 두 딸에게는 애착이 없어보인다. 노아는 남자이고 일본인 딸들은 여자이기 때문인지, 한국인과 일본인의 차이인지는 모르겠다. 초반에 선자에게 아들을 낳아달라고 한 것을 보면 남자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일본에서 부족한 것 없이 잘살지만, 선자와 노아에게 집착하는 것을 보면 어딘가 모르게 한국에 대한 애착이 보이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한수 역시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느낌을 받는다.

선자의 아들들은 완전한 일본 교육을 받고 일본 사회에서 살아간다. 하지만 국적 자체가 일본인 것은 아니고 역시나 확인증 같은 것을 갱신해야 하고 한국인의 자식이라는 차별과 부당함을 받는다. 노아는 그걸 버티고 완전한 일본인으로 인정받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나중에는 외딴 도시에서 자신의 과거를 지우고 완전한 일본인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반면 모자수는 어린시절의 차별을 이기지 못하고 학교를 그만둔다. 그리고 당시 한국인들이 돈을 벌기 위해 많이 빠지던 파친코 가게에 들어가 일하다 자기 가게를 차리고 운영까지 하게 된다. 재밌는 부분은 둘의 성향이나 성격은 전혀 다르지만 결국 둘 다 파친코를 운영한 것이다. 당시 한국인은 학교를 안다니던 최고 대학을 가던 사람답게 살려면 어쩔 수 없이 야쿠자나 파친코 가게를 해야 했던걸까.

노아는 자신이 극혐하던 야쿠자 아버지와 비슷하게 결국 파친코 가게를 운영한다. 백이삭을 존경해 그의 도덕심을 배웠고 고등 교육도 받으면서 완전한 일본인이 되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그러지 못해 자살하게 된다. 반면 모자수는 환대 받지 못하는 일본인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자식들은 미국에 유학을 보내며 가정을 꾸린다.

3세인 솔로몬은 완전한 일본인이 된 듯 하다. 한국인에 대한 차별은 여전히 보이지만 대기업에 들어가고 일본인들과 잘 어울리며 살아간다.

만약, 선자가 한수를 택했다면 어땠을까? 난 선자가 한수를 택했어야했다고 생각한다. 어느쪽을 선택했던 선자는 결국, 야쿠자 집안이 되거나 파친코 집안이 되는 것이고 어느나라에서나 환영받지 못하게 되는 것은 똑같다. 그리고 어머니 양진에게 원망을 받는 것 역시나 같다. 한수의 모습으로 보아 한수는 선자에게 진심으로 잘해주며 일본인 가정보다 한국의 가정에 충실했을 것이다. 생존이 가장 중요했던 시기에 도덕심이 중요하진 않았을 것 같다. 선자도 한수가 야쿠자라는 이유로 택하지 않은 것은 아니고 그런 것에 신경쓰지 않는 듯 하다. 한수를 택했다면, 백이삭을 만났을 때 보단 좀 더 편하고 행복한 삶을 살지 않았을까

파친코가 인상적인 이유는 일제강점기 시절 한국에서 핍박받던 한국인의 모습이 아니라 일본에 넘어간 다양한 한국인의 모습을 그려서이다. 일본에서 핍박을 받아 죽은 사람들, 자신의 조국을 지키려 운동한 사람, 순응하고 살아남은 사람, 자신만의 방법으로 살아남은 사람들이 다양하게 그려져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의 2세가 어떻게 살았고 지금 그 3세들이 어떤 모습인지 시대를 따라 일제에 상처 받은 사람들을 다양하게 그리고 있다.

프로페셔널한 개발자의 조건

프로페셔널의 조건 - 피터 드러커

피터 드러커의 책을 몇권 보았는데 결국 다 비슷한 말을 하고 있다. 이번 책도 역시 지식 근로자의 특징. 지식 근로자가 조직에 공헌하는 법. 성과를 내는 지식 근로자에 대한 얘기다. 이전 책에서 처럼 지식 근로자가 많은 조직은 어떻게 굴러가야하는지에 대한 얘기보다는 프로페셔널한 지식 근로자 자신에 대해 얘기한다.

개발자는 전형적인 지식근로자이다. 고도로 전문화되었을 때 그 효과를 발휘하고 결과의 질에 따라 규정된다. 개발자의 결과물은 다른 전문가의 결과물과 통합되었을 때 비로소 성과가 된다. 또 요즘 개발은 가장 중요한 생산 수단이기도 하다.

성과를 내는 개발자가 되기 위해서

익숙한 불편함을 경계하자.

개발자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끈임없이 되돌아보고 조직내에 운영, 유지 업무, 즉 자동화할 수 있는 업무인지 끊임없이 봐야한다.

중요한 것은 목표 달성 능력이 있느냐이다.

유명한 천재 개발자가 되긴 힘들겠지만, 누구나 일정한 수준의 개발자가 될 수 있다. 요즘은 유투브도 잘되어 있고 괜찮은 학원도 많다. 일정한 수준에 도달했다면, 중요한 것은 자기 조직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느냐이다.

조직과 나의 과업을 알자

많은 조직에서 목표를 도달하기 위해 엄청난 개발 실력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조직이 해야할 과업은 무엇인지, 왜 해야하는지를 알고 마찬가지로 나 자신이 해야할 과업을 알고 왜 해야하는지 알자

시간을 기록하고 관리하고 통합한다.

내가 맡은 일보단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먼저 검토한다.

팀과 나의 성과를 위해 항상 해야할 생각

  • 팀의 성과와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서 내가 공헌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 나의 동료가 우리 조직에 공헌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내가 동료에게 해야할 공헌은?

변화하는 세계질서 - 레이 달리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저자중 하나인 레이 달리오의 신작 변화하는 세계질서를 읽고난 생각

세계 질서의 변화는 어쩔 수 없는 이유로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인간의 역사엔 사이클이 있는데 우리는 너무나 작은 존재라 그 사이클을 체감할 수 없다. 단지 역사를 통해 그 사이클을 공부하는 것이다.

경제는 엄청나게 복잡하다. 한 나라의 경제도 어려운데 이게 세계 수준으로 보면 큰 흐름조차 읽기 힘들다. 

레이 달리오는 중국을 엄청 좋아한다. 내가 프로파간다에 학습되어서 중국을 안좋게 보는건지, 레이 달라오가 이상할 정도로 중국에 색안경을 끼고 보는건지 모르겠다. 어쨋든 그는 세계적인 지위에 있는 인물이니 그냥 색안경을 꼈다라고 치부하긴 어렵다.

P.37

부와 권력을 소유한 계급은 시대에 따라 변화해왔다.(토지가 가장 중요한 부의 창조 수단이었던 시대에는 지주였던 군주와 귀족이었고, 자본주의하에서는 자본가와 선출직 또는 전제적 정치 관료로 바뀐다.) 하지만 그들이 서로 협조하고 경쟁한 방식은 기본적으로는 동일하다.

P.39

가장 중요한 3개의 사이클은 서문에서 언급한 장기 부채 및 자본시장 사이클, 국내 질서와 혼란의 사이클, 국제 질서와 혼란의 사이클이다. … 이 사이클은 인간의 기본적 라이프 사이클이 변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도 기본 틀은 변하지 않는다.

P.45

어느 시대나 성공의 공식으 고등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서로를 존중하면서 사업을 영위하다가 어느 날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떠올라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서 생산 도구를 구입한 후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구체화한 생산 제품을 만들어내면서 이익을 창출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자본주의는 부와 기회의 격차와 부채 과잉을 초래했고, 이는 불황, 혁명, 전쟁을 일으켜 국내 질서와 세계 질서의 변화를 초래했다.

P.63

필연적으로 강대국은 외국으로부터 많은 돈을 빌리기 시작하고, 그로 인해 부채 규모가 커진다.

장기적으로는 재정 건전성을 해치고 해당 통화의 가치가 하락한다. 즉 채무가 많아 구매력이 높을 때 국가는 강력한 것처럼 보이지만 재정 상태는 허약해진다. 제국을 유지하다보면 발생하는 국제적인 무력 충돌에 대응하기 위한 군사력을 유지하고, 국내 과소비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국가 금융의 기초 체력을 초과하는 채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부유한 국가는 많은 저축을 한 가난한 국가로부터 자금을 빌리는데 이것이 부와 권력이 이동하는 초기 징조이다.

기축통화국에 돈을 빌려주겠다는 국가가 줄어드는 기미가 보이면, 통화보유국은 기축통화를 매입해서 보유하고 대출하기보다는 팔고 나가려고 한다. 이런 식으로 제국은 쇠퇴하기 시작했다.

P.111

아리스토텔레스는 “부자와 빈자가 투쟁해서 어느 쪽이 이기든 공정하고 대중적인 정부를 수립하는 대신 정치적 패권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빅 사이클 초기의 평화와 번영의 시기에는 불공평한 부의 분배가 발생하므로 극히 한정된 소수의 사람이 엄청난 부와 권력을 보유하고 통제한다. 

시대와 장소를 막론하고 부를 가진 사람들은 부를 생산하는 수단을 가진다. 부자들은 이를 유지하기 위해 규칙을 정하고 이를 강제할 수 있는 권력을 가진 사람들과 결탁한다.

P.135

경제가 돌아가는 상황을 파악하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통화와 신용을 풀면 경기가 부양되지만,  다시 거두어들일 때는 경기가 침체된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통화, 신용, 경제 성장이 사이클을 보이며 오르내리는 것이다.

통회외 신용을 조절하는 중앙은행은 금리와 통화량을 변화시켜 시장과 경기를 조절한다. 시장과 경기가 침체에 빠지면 중앙은행은 통화와 신용이라는 주사액을 경제에 투입해 경기를 살리고, 시장과 경기가 과열 양상을 보이면 주사액을 줄이거나 끊어버린다.

P.523

미래에 대처하려면 1. 현재 일어나는 일을 예상할 수 없을지라도 제대로 인식하고 적응하며 2. 일어날 수 있는 일을 확률에 따라 제시하고, 3. 그것을 완벽히 알진 못하더라도 용납할 수 없는 사태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을 정도로 이해를 넓힐 필요가 있다. 

P.571

아는 것과 알지 못하는 것에 대처하는 법

모든 가능성을 파악하고,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해 생각한 다음 극복할 수 없는 시나리오를 제거할 방법을 찾아라.